정확히 초등학교 5학년 때 제가 가장 좋아했던 사촌언니와 목동 CGV에서 감상했던 추억의 작품이다.
당시까지 내가 극장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숨 쉴 틈 없이 재미가 몰아치는 최고의 오락 영화였다. 엄청난 상영 시간에도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영화에 푹 빠져 감상했다는 것은 작지만 많은 것을 의미한다. 미녀가 킹콩을 죽였다.”라는 칼 덴헴의 마지막 대사는 영화를 관통하는 울림이 큰 명사대였다. 감수성이 조금 풍부하긴 했지만 딱 나이만큼 성숙해진 내 뇌리에는 아직도 영화 속 긴장감 넘치는 순간, 가슴 아픈 순간,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마지막 엔딩이 깊이 남아 있다.또 개인적인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배우 이윤지 씨를 우연히 빵집에서 보고 사인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. 초등학생 때 논스톱 시리즈의 초들이었던 나에게 이윤지 씨를 만난 것은 정말 꿈같은 일이었다. 하지만 지금은 이사를 하면서 사인을 받은 종이가 없어져서 조금 슬프다.